건강 습관

"길거리에서 이러면 안 된다, 택시 타고 가라"... 쓰러진 26살에게 경찰이 한 말

스트라이드핏 2026. 10. 28. 11:54

사진: Ronaldo Oliveira / Pexels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갑자기 눈앞이 하얘지며 쓰러져 본 적 있으신가요?

서울 중구의 한 회사에 다니는 A씨(26)는 지난달 퇴근길에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5분가량 시간이 지나 있었고, 주변엔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한 경찰관이 A씨에게 다가와 깨웠습니다.

A씨는 경찰관이 자신을 술에 취해 누워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미주신경성 실신' 진단을 받았습니다.

A씨는 의사에게 실신했을 때는 바로 일어나지 말고 누워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무리하게 일으켜 세웠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렇게 쓰러지는 20·30대 여성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SNS에는 '식은땀이 나고 어지럽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쓰러졌다', '지하철에서 쓰러졌는데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는 글이 수백 건씩 올라와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실신 및 허탈' 진료 환자는 2015년 9만1018명에서 지난해 14만8320명으로, 10년 새 약 63% 늘었습니다.

구글 트렌드에서도 '미주신경성 실신' 검색 관심도가 2021년 10월 24에서 9월 83으로, 5년 새 3.5배로 커졌습니다.

당시 경찰관은 A씨를 깨우며 '길거리에서 이러면 안 된다, 택시 타고 집에 가라'고 했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 결론부터 정리하면

미주신경성 실신은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면서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 의식을 잃는 증상입니다.

전체 실신 원인 중 가장 흔한 유형입니다.

대부분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쓰러지는 과정에서 머리를 부딪히거나 골절 같은 2차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식을 되찾은 직후 곧바로 일어서는 것도 위험합니다.

한림대 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이형민 교수는 '억지로 일으켜 세우면 뇌로 가는 혈류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다시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 이것만은 기억하세요

전조증상식은땀, 어지러움, 시야 흐려짐, 메스꺼움
해야 할 일바로 앉거나 눕기
하지 말아야 할 일무리하게 일으켜 세우기
목격했을 때옆으로 눕혀 기도 확보, 반응 없으면 119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는 환자의 몸을 눕혀야 합니다.

왜 2030 여성에게 유독 많을까요

갑작스러운 공포나 불안, 통증 같은 심리적 충격을 받거나 오래 서 있을 때, 우리 몸은 교감신경계라는 위기 대처 시스템을 작동시킵니다.

이후 이를 가라앉히려 부교감신경(미주신경)이 작동하는데, 이 억제가 과도해지면 혈압과 맥박이 동시에 뚝 떨어집니다.

그 결과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 쓰러지게 됩니다.

오래 서 있기, 통증, 혈액을 보는 것에 대한 공포, 복압 증가, 탈수, 좁은 곳에서 느끼는 불안 등이 모두 유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도 있습니다.

한 병원 설명에 따르면 미주신경성 실신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1.5배 더 많이 발생합니다.

질병관리청의 2024 국민건강통계를 보면,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끼는 비율인 스트레스 인지율은 30대 여성이 41.5%, 20대 여성이 38.8%로 전 연령·성별 가운데 각각 1·2위였습니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아라 교수는 20·30대 여성이 체형이나 외모에 신경 쓰며 식이를 조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라면 이 통계에서 스트레스 인지율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식습관보다 먼저 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조증상이 왔을 때 해야 할 일

실신 전에는 식은땀, 메스꺼움, 시야 흐림, 귀가 먹먹해지는 느낌, 갑작스러운 어지럼증 같은 전조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과 전문의 박종원 원장은 전조증상을 느낀다면 바로 누울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협소한 공간이나 지하철이라면 일단 주저앉는 것도 방법입니다.

사진: Mehrajul Karim / Pexels

한 20대 여성은 몇 차례 증상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실신 전에 전조증상을 느껴 미리 몸을 눕힐 만한 곳을 찾는다고 했습니다.

실신한 사람을 봤을 때, 주변이 할 응급처치

실신을 목격했다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환자를 옆으로 눕혀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흔들어 깨워도 의식이 없다면 119를 불러야 합니다.

경찰이나 행인이 먼저 흔들어 깨우기보다, 옆으로 눕혀 상태를 살피는 쪽이 먼저라고 봅니다.

저녁 시간대 길거리에 쓰러진 사람은 취객으로 오해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B 경감은 '저녁 시간대 길거리에 쓰러진 시민을 보면 취객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했습니다.

이형민 교수는 경찰이나 시민이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의식 상태와 식은땀, 창백함, 어지럼증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공황장애와 헷갈리는 이유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호흡 불편이 반복되면 공황장애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발생 기전은 서로 다릅니다.

해아림한의원 임희철 원장은 공황장애는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며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는 반면, 미주신경성 실신은 부교감신경 영향이 커지며 혈압과 맥박이 떨어져 실신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지만 치료 방향은 다를 수 있어, 자율신경계 기능을 포함한 정밀 검사로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 필요합니다.

반복되면 받는 검사, 기립경사검사

실신의 원인이 심장 문제는 아닌 것으로 추정되더라도, 실신이 자주 일어나거나 위험한 일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기립경사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검사대에 누운 뒤 70도 각도로 기울여 혈압과 심전도를 관찰합니다.

검사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검사 중 실신이 재현되거나 혈압·맥박이 과도하게 떨어지면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진단합니다.

핵심 정리

핵심만 다시 짚어보면, 미주신경성 실신은 혈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지며 의식을 잃는 가장 흔한 실신입니다.

대부분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쓰러질 때의 2차 부상은 조심해야 합니다.

전조증상이 오면 바로 앉거나 눕는 것이 먼저입니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 날엔 수분을 충분히 챙기고, 식은땀이나 어지럼증이 느껴지면 그 자리에서 바로 앉아 보세요.

증상이 반복된다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 그랬는지 메모해 두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의 실신·저혈압 안내와, 순천향대 부천병원·해아림한의원·한림대 성심병원·삼성서울병원의 의료진 설명, 10월 28일 보도된 관련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2030 여성에게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전조증상이 왔을 때 바로 앉거나 눕는 것, 주변의 오해 없이 제대로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지럼증이나 실신이 반복된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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