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습관

"탈모 개선 539%"라는 그 약, 머리카락 5배 늘었다는 뜻이 아니었다

스트라이드핏 2026. 10. 29. 11:05

사진: Polina Tankilevitch / Pexels

거울 앞에서 머리를 넘기다가 몇 달 전 사진과 지금 사진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본 적 있으신가요.

어느 날 갑자기 머리카락이 와르르 빠지는 게 아니라, 사진 두 장을 나란히 놓고서야 정수리가 비어 있었다는 걸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브리줄라'라는 탈모 신약 이름과 함께 '탈모 개선 539%'라는 숫자가 퍼졌습니다.

개발사 코스모가 2025년 12월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며 내놓은 수치입니다.

숫자만 보면 당장 대머리가 숲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탈모 개선 539%', 숫자 그대로 믿어도 될까요

개발사 코스모는 2025년 12월, 클라스코테론 5% 용액의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며 '최대 539% 상대 개선'이라는 숫자를 내놨습니다.

두 건의 임상시험에 남성 1,465명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 숫자를 보고 머리카락이 5배 넘게 늘어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위약(가짜 약)을 바른 그룹과 비교한 수치라는 점은 알려졌지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는 헷갈리기 쉬웠습니다.

게다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 다른 임상시험에서는 이 숫자가 539%가 아니라 168%였습니다.

숫자 하나만 떼어 보면 과장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두 결과를 같이 봐야 실제 효과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539%는 머리카락이 5배 넘게 늘었다는 뜻이 아니라, 위약군과 비교한 상대적인 개선 폭을 뜻합니다.

브리줄라는 기존 먹는 약과 뭐가 다를까요

탈모약의 오랜 전장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효소를 만나 변하는 DHT입니다.

사진: Santhosh Kanthala / Pexels

이 DHT가 모낭에 들러붙으면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지다 결국 솜털처럼 변합니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이 효소 작용 자체를 막아 DHT가 덜 만들어지게 하는 먹는 약입니다.

반면 브리줄라는 이미 만들어진 DHT가 모낭의 수용체에 달라붙는 것 자체를 막는 '안드로겐 수용체 차단제'입니다.

참고로 앞서 나온 539%라는 숫자도 머리카락이 5.39배로 늘었다는 뜻이 아니라, 위약을 바른 그룹과 비교해 표적 부위 모발 수 변화가 얼마나 더 컸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상대 개선 지표입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권오상 교수는 이 차이를 두고 피나스테리드가 적군의 무기 공장을 타격하는 약이라면, 브리줄라는 날아온 미사일을 목표물 직전에서 요격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같은 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리줄라가 먹지 않고 두피에 바르는 방식인 만큼, 성분이 전신으로 흡수되는 양이 적어 기존 먹는 약에서 걱정하던 성기능 저하 같은 부작용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피나스테리드가 적군의 무기를 생산하는 공장을 타격하는 약이라면, 브리줄라는 이미 날아온 미사일이 목표물에 꽂히기 직전에 요격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같은 약”

하루 한 알 vs 하루 두 번 바르기, 실제 사용법 비교

먹는 탈모약과 브리줄라 사용법 비교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하루 1회 복용, 전신으로 DHT 생성을 억제
브리줄라(클라스코테론)아침·저녁 하루 2회 두피에 꼼꼼히 바르고 말려야 함

먹는 약은 아침에 한 알 삼키면 끝이라 번거로움이 거의 없습니다.

브리줄라는 아침저녁 하루 두 번, 두피에 바르고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 손이 더 많이 갑니다.

효과가 좋아도 매번 챙겨 바르는 걸 귀찮아하면 꾸준히 쓰기 어렵습니다.

저라면 효과보다 먼저 '하루 두 번을 몇 년씩 꾸준히 할 수 있는가'를 따져볼 것 같습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 — 탈모 유전자, 임상 범위, 허가 일정

브리줄라의 효과는 모든 탈모에 적용되는 게 아니라, 탈모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DHT의 공격을 받을 때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유전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결과는 해외에서 진행된 3상 임상이고, 코스모는 12개월 추적 결과도 공개했습니다.

6개월째 효과를 체감하고 계속 바른 사람은 모발 수가 더 늘었지만, 중간에 가짜 약으로 바꾼 사람은 개선 효과가 줄었습니다.

코스모는 2027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도입은 이 허가 절차가 끝나야 논의될 수 있는 단계입니다.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

탈모는 M자형·이마형·정수리형처럼 유형이 나뉘고, 사람마다 진행 속도도 다릅니다.

사진: Sanket Mishra / Pexels

'539%'라는 숫자 하나로 모든 탈모에 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숫자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내 탈모가 어떤 유형이고 얼마나 진행됐는지 전문의와 먼저 확인하는 쪽이 순서상 맞다고 봅니다.

신약이 나온다고 해도 내 상태에 맞는 치료를 고르는 게 먼저입니다.

정리

539%는 머리카락이 5배 늘었다는 뜻이 아니라 위약군 대비 상대 개선 지표입니다.

브리줄라는 먹는 약이 아니라 하루 두 번 바르는 안드로겐 수용체 차단제입니다.

효과는 탈모 유전자가 있는 사람에게 해당하고, 국내 도입 시점은 미국 허가 절차 이후에 정해집니다.

해볼 일 — 머리숱 변화를 두 달 간격 정도로 사진 비교해 보고, 지금 쓰는 탈모약이 먹는 약인지 바르는 약인지 작용 방식을 다시 확인해 보세요.

탈모 진행이 걱정되면 피부과에서 유형과 단계를 먼저 점검받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글은 코스모(Cosmo)의 임상 3상 발표 내용과 2026년 중앙일보 보도, 클라스코테론(브리줄라) 관련 정리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탈모가 신경 쓰인다면 자가 진단보다 피부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내 상태에 맞는 치료를 확인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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